을지로의 새로운 아트 살롱

페인터 이윤성의 작업실

‘이런 곳이 을지로에 있었나?’ 물감 한 방울 튀기지 않은 페인터의 작업실 바닥이 생소하다. 건축가, 디자이너, 플로리스트까지 다양한 창작자들이 만나는 새로운 아트살롱을 꿈꾸는 10년차 페인터 이윤성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캔버스를 고르고 있는 이윤성 작가
작업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2010년 미대를 졸업하고 2013년까지 캐릭터 디자인 회사를 다녔어요. 이후 파주에 있는 메이크샵 아트레지던시에 입주했고 같은 기관의 아트스페이스에서 첫 개인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2014년이니까 작업한지 벌써 햇수로 9년째네요.

애니메이션 느낌의 회화들이네요.

내 작업은 서양미술사에서 자주 다룬 그리스 신화나 성경의 이야기를 일본 만화의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왔어요. 어릴 적부터 줄곧 미디어로 접한 게임, 만화, 재패니메이션 이미지들을 즐겨 모사했어요. 하지만 대학에서 회화 전공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 배운 서양미술사가 너무 재밌는 거에요. 학교에서는 과거 작품을 모사한 작업을 많이 하다가 4학년이 되면서, 이미 내가 잘 알고 있는 재패니메이션, 게임과 같은 서브컬처 이미지에 서양미술사를 접목해 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2010년 졸업 작품으로 꼬박 1년동안 미켈란젤로의 벽화작품 <최후의 심판>을 차용하여 디지털 툴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새로운 작업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예전에 오타쿠 집단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오에카키(お絵かき, 그림 그리기) 게시판을 활용해볼 생각이에요. 오에카키 게시판은 상대적으로 용량이 적은 픽셀로 그린 이미지를 가지고 유저들이 소통하던 게시판인데, 이를 응용해서 저도 픽셀 이미지로 그림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작업실 한 쪽에 진행 중인 회화들이 놓여 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을지로는 어떤 곳인가요?

서울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오래된 지역인 을지로 자체가 저에게 특별하게 주는 느낌, 영감, 혹은 취향 같은 것은 사실 없어요. 오히려 실질적인 장점들이 있는 곳이에요. 집에서 가깝고 교통이 좋아서 이동이 편하며, 무엇보다 저렴하다는 점이 저를 이 곳으로 오게 했죠. 

작업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작가들과 협업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2014년에 우연히 알게 된 정현 건축가와 협업이 시작이었어요. 당시에 트위터를 통해 건축가님을 만난 이후로 줄곧 만남을 가졌고, 여러 기획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업실도 건축가님을 통해서 만난 임성준 작가님이 천장 조명과 작품 조립식 보관대를 제작했어요. 

작업실의 공간을 꾸미고 물품을 들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수납장이 중요합니다. 대부분 작업실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수납이 용이하고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해요. 특히 미술 하는 사람은 작품 보관대가 필요해요. 임성준 작가에게 작품 보관대를 의뢰하고 난 후 제작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과물에 100% 만족한답니다. 작은 보관대 공간에 3차원으로 이 많은 캔버스가 들어가다니 신기하기까지 해요. 
임성준 작가가 제작한 조립식 작품 보관대
임성준 작가가 제작한 천장 조명
작업실에 주로 들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여자친구(현재는 와이프)가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클래스 수강자들, 컬렉터나 기획자들, 그리고 작가인 친구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작업실 월 임대료는 얼마입니까? 
관리비를 포함해서 월 임대료가 120-30만원이고 주차비 10만원 별도로 부과되요. 작업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지요.:-)
채광이 좋은 곳에 설치한 좌대 위.
창틀을 이용하여 흑백 회화를 얹어 두었다.
아트살롱 같은 느낌의 작업실
새로운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데요.
 

<LEE YUNSUNG : SD ZODIAC>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한남동 에디트 한남에서 진행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2018년 부터 선보인 <조디악(Zodiac)> 시리즈의 캐릭터에서 파생된 SD(Super Deformation) 캐릭터 버전인 <SD 조디악 (SD Zodiac)> 시리즈를 처음으로 선보입니다. SD 캐릭터란 귀엽고 앙증맞은 형태의 캐릭터로, 큰 머리와 짧은 사지, 큰 눈과 귀여운 얼굴이 특징입니다.

미술은 항상 특정한 의미를 가진 이미지들의 구성이고, 시대에 맞게 변화합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미지의 구성인 별자리는 위와 같은 의미에서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여기에 서브컬처 캐릭터의 전형성을 조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  <조디악>과 <SD 조디악> 시리즈입니다.  
이윤성, SD Zodiac - Helios 태양신, 2022, oil on canvas, 90 x 90 cm
이미지 저작권 이윤성
이윤성, SD Zodiac - Aquarius 물병자리, 2022, oil on canvas, 90 x 90 cm
이미지 저작권 이윤성
LIUSHEN
LIUSHEN
이윤성
회화
이윤성 작가는 서양미술사의 주제로 사용된 신화와 서사에, 망가나 모에화로 대표되는 서브컬처(Subculture)의 이미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얻어진 다채로운 소재들을 결합하여 디지털 이미지와 순수회화, 평면 회화와 입체 조각, NFT 기반 디지털 아트까지 열린 시각으로 예술의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서울
제5회 두산연강예술상 수상, 서울 (2015),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서울 (2015)
 
2022 개인전, (예정) Jo Yana Gallery, 프랑스
2022 개인전, LEE YUNSUNG : SD ZODIAC, 에디트 한남, 이모먼트 바이 리우션, 에디트 한남, 서울
2021 개인전, Nu Collection,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2020 개인전, Torso, YK Presents, 서울
2019 개인전, PIXEL PROMETHEUS THE THREE GRACES, 스탠다드에이+초타원형 갤러리, 서울
2019 개인전, Inside of light,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2016 개인전, NU, 두산갤러리 뉴욕, 뉴욕시, 미국
2015 개인전, NU-FRAME, 두산갤러리 서울,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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