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은 언제나 맑음

페인터 양은혜의 작업실

양은혜 작가는 만날 때마다 즐겁고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하다.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는 어디에서 얻는 것일까? 밝은 표정으로 자전거를 이끌고 나타난 작가를 연남동 작업실 앞에서 만났다. 다소 어두운 공간과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녀 주변은 언제나 맑음.
집과 작업실은 자전거로 오가는 양은혜 작가
작업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2009년 대학교 4학년때부터 계속 작업했어요.

작품 세계를 설명해주세요.

나는 회피형 인간이에요. 대학을 합격한 후 뚜렷한 목표가 사라졌어요. 제가 다닌 회화과의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그러해 보였구요. 그림에서도 그게 드러나죠? ㅎㅎ 일종의 허무주의와 함께 오늘을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말하자면 ‘욜로(YOLO)’, 현실에 부닥치기도 하고, 또 캠핑과 자연을 배경으로 여가를 즐기기도 하는 요즘 젊은이의 모습, 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현재 작업실을 사용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2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어요. 그 전에는 연남동에 있었어요.
친구분들과 작업실을 함께 쓴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하네요? 급하게 청소하신 거에요? ^^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면 좋은 점, 나쁜 점이 있을 것 같아요.

같이 작업실을 쓰는 친구가 여긴 비밀이어야 한대요. ㅎㅎㅎ
나는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좋아요. 의지가 되고 즐겁고요. 다만 서로의 짐과 작품이 너무 많아서 공간 활용이 쉽지 않지요.

작업실이 위치한 연희동은 작가님에게 어떤 곳인가요?

대학 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고향인 대전에서 서울로 이사한 이래 줄곧 살았던 동네에요. 고향이 대전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군인이셔서 자주 지역을 옮겨가며 살았죠. 그래서 가장 오래 산 곳이 바로 여기 서울 연희동이에요. 17년 이상 살았으니 제2의 고향이네요.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양은혜의 드로잉
캐릭터를 이용한 에코백
작업실이란 작가님에게 어떤 공간인가요?

전업 작가에게 작업실은 ‘오고 싶은’ 공간이어야 해요. 특히 채광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나는 창이 크고 해가 환하게 들어서 경쾌한 느낌의 공간을 좋아하는데요. 이전 연남동 작업실은 전면이 창이라 그 곳에 머무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거든요. 사실 현재 작업실은 창이 작아서 어둡고 산만해요. 안타깝게도 이곳은 제가 늘 오고 싶은 곳은 아니네요.(웃음) 그래서 현재 작업실을 이전할까 고민 중이에요. 다시 그때처럼 환경을 만들어서 더 열심히 작업에 집중해야겠어요.

작업실의 공간을 꾸미고 물품을 들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요?

음악이요.한 이래 줄곧 살았던 동네에요. 고향이 대전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군인이셔서 자주 지역을 옮겨가며 살았죠. 그래서 가장 오래 산 곳이 바로 여기 서울 연희동이에요. 17년 이상 살았으니 제2의 고향이네요.
캐릭터를 이용한 도자기 조각
아크릴 모빌
하루 혹은 일주일간 작업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전시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른 것 같아요. 전시일정이 잡히면 다른 업무를 제외하고, 거의 작업실에 머물며 작업을 하고요. 그렇지 않을 때는 일정하지 않아요.

작업 외 취미는 무엇인가요?

자전거, 배드민턴, 스노우 보드를 즐겨요. 어릴 때 운동을 하려고도 했었어요. 운동과 미술 중 미술을 결정했지만 운동을 여전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작업 시간 외에 운동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요.

스타일이 독특해요. 자전거, 가방, 모자, 선글라스 등 평소 아끼는 물건들인가요?

자전거 타는걸 굉장히 좋아해요. 작업실 출퇴근을 모두 자전거로 해요. 시원하고 기분 좋아지거든요.
자전거를 타다보니 백팩이나 모자에도 관심이 많아요. 패션아이템으로 안경도 좋아해요.
다양한 모자와 공구들을 정리하는 데에 매쉬 걸이대를 이용했다.
아끼는 안경과 선글라스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햇볕이 많은 한낮을 좋아해요.

작품에서 일상과 휴식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휴식하시나요?

요즘같이 날씨가 좋을 때에는 자전거 타고 한강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는 것을 즐깁니다. 한강과 연트럴 파크가 작업실에서 아주 가까워요. 한적한 시간에 주로 갑니다.
Shin Jihyun
Lee Ju-yeon
양은혜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양은혜 작가는 불안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서글픔과 외로움, 무기력함 등의 감정들을 위트 넘치는 유머를 담아 표현합니다. 작가는 유희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고, 억압과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지며, 창조적인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유중아트센터, 얼반웍스 엔터테인먼트 및 개인소장
 
2019
<웰컴 투 아워 캠프 사이트!>, 단체전, 롯데갤러리, 서울, 일산
2018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아>, 개인전, 휴맥스 아트룸, 분당
2014
<PLAY, 유중아트센터>, 개인전,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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